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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우리 주변 피서지들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.
오늘은 먼저 경기 남부 지역의 차박 명소들을 둘러볼텐데요.
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눈살 찌푸린 적 있으시죠.
그런데 무질서한 모습이 많았던 차박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최근 대부분 사라지고 있습니다.
이재호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.
화성시 정남면에 있는 보통리저수지 주차장.
평일 낮인데도 차에서 캠핑을 즐기려 나온 SUV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.
이 곳은 주차비를 받지 않는데다 주변 여건이 좋아 야영객들에게 차박 명소로 꼽히고 있습니다.
[야영객 (음성변조)] "여기는 정말 너무 좋죠. 저수지가 가까이에 있어서 뷰도 좋고 또 산책하기도 너무 좋고. 화장실도 보시다시피 너무 깨끗하잖아요 지금. 주변에 조경들도 너무 잘 돼 있고 먹거리 활성화 너무 잘 돼 있고..."
[이재호 / jhsocio@sk.com] "차박을 끝낸 사람들이 떠난 다음 날 아침의 모습입니다. 각종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고 간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취사를 한 흔적까지 남아 있습니다."
저수지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.
야영객들이 먹다 남은 음식물쓰레기 등을 저수지에 버리고 가기 때문입니다.
각종 폐기물로 인해 물이 썩어 버리면서 물고기 사체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.
[조명수 / 보통리호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] "물이 지금 오염되고 있으니까. 쓰레기들이나 오랫동안 썩지 않는 물건들이 많이 버려져서 물이 썩어가고 있으니까 걱정이 됩니다. 그런 부분들은..."
또 다른 차박 명소로 꼽히는 전곡항 주차장의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.
야영객들이 불을 피우는 바람에 바닥은 검게 그을려 있고, 고기를 굽다 나온 기름이 흘러 악취를 풍기고 있습니다.
[인근 주민 (음성변조)] "깨끗하게 버리고 깨끗하게 뒷마무리하고 깨끗하게 가져가면 서로 뭐라 할 사람 없잖아요. 그런데 이건 아니잖아요. 누가 치우냐고요. 그 쓰레기를 다. 술 먹고 술판하고 나면 뒤에 누가 치워요."
차박 명소를 넘어 차박의 성지라고 불리는 화성시 궁평항.
이곳 어민들은 지난해부터 차박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.
줄로 울타리를 쳐 선착장 차량 진입을 막았고, 차박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에는 원색적인 경고 문구를 넣었습니다.
야영객들이 선착장에까지 차를 대고 캠핑을 하면서 부터입니다.
[화성시 관계자 (음성변조)] "그냥 그 분들은 아무데나 선착장에 차 세워놓고 차박을 하시는데 어항 목적이라는 것이 어민들이 배를 접안해서 물건을 내리거나 물건을 실어서 배가 출항하는 목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을 못 하니까..."
궁평해수욕장 주변 차박도 지난해부터 할 수 없게 됐습니다.
차를 대고 낙조를 감상하며 캠핑을 즐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차를 댈 수 없도록 말뚝이 박혀 있습니다.
주말마다 야영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트럭 2대 분량이 나오면서 인근 주민들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.
[이요한 / 화성시 서신면] "차박 오시는 분들이 오실 때 (집에 있는 쓰레기를) 가지고 와서 버리는 것 같아요. 그래서 큰 트럭으로 두 대 이렇게 실어가요. 그러니까 차박 그 분들이 오시게 되면 여기가 전쟁통이죠."
[이재호 / jhsocio@sk.com] "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무질서한 차박은 원주민들과의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.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지자체에서는 차박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."
안산시 대부도 남쪽에 위치한 메추리섬.
차박과 함께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유명한 차박 명소였습니다.
문제는 야영객들이 몰리면서부터 불거졌습니다.
쓰레기를 버리고 무분별한 어획 활동을 하면서 어민들과의 갈등이 심각해졌던 것입니다.
[홍사의 / 흘곶마을 노인회장] "짜증이 나잖아요. 아니 그냥 뭐 청소하다 보면 별 것 다 나와요. 그러면 주민들이 하는 이야기가 우리 주민들은 어민들은 봉이냐 이거지. 놀러와서 실컷 처먹고 다 버리고 가니까 사실 어민들은 불만이 많았었죠 그동안에..."
결국 안산시는 지난해 9월부터 메추리섬에 차량 진입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.
지금은 걸어서만 섬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.
안산시는 탄도항에서의 차박도 통제하고 있습니다.
어항구역을 무단으로 점유할 수 없다는 어촌·어항법에 따라 주말 차박 행위를 강력 단속하고 있습니다.
야영객들이 사라지면서 메추리섬과 탄도항은 예전의 깨끗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.
[진수훈 / 탄도항 어촌계장] "쓰레기도 배가 줄었고요, 그 다음에 사람들도 많이 와서 맘대로 주차하고 맘대로 편하게 놀다 가고 그렇습니다. 엄청 환경이 좋아졌습니다."
원주민들과의 갈등에다 지자체들도 단속에 나서면서 경기 남부에서 차박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는 어려운 일이 돼 버렸습니다.
건전하게 차박을 즐겨온 사람들은 "일부의 무질서함 때문에 차박 명소들이 사라지고 있다"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.
[야영객 (음성변조)] "깨끗하게 잘 해서 많은 사람들이 누렸으면 좋겠어요.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하니까 이런 차박하는 장소가 사라져서 마음이 많이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."
[이재호 / jhsocio@sk.com] "우리 속담에 "익은 밥이 날로 돌아갈 수 없다"는 말이 있습니다. 일을 그르치고 나서 후회해봐야 소용 없다는 뜻인데요. 앞으로도 무질서한 차박이 계속된다면 남아있는 차박 명소들마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.